하노이의 밤공기는 따뜻했다
호안끼엠 호수 주변을 걷다 만난 밤의 하노이. 오토바이 소리와 쌀국수 향이 뒤섞인 그곳.
하노이에 도착한 것은 저녁 무렵이었다. 노이바이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구시가지로 향하는 동안,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예상보다 따뜻해서 놀랐다. 11월의 프랑스는 이미 차가운데, 이곳은 여전히 여름의 끝자락 같았다.
숙소에 짐을 풀고 곧바로 호안끼엠 호수로 향했다. 금요일 저녁이라 호수 주변은 야시장으로 변해 있었다. 사람들의 웃음소리, 오토바이 경적,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가 뒤섞여 독특한 리듬을 만들어냈다.
어떤 도시는 낮에 빛나고, 어떤 도시는 밤에 살아난다. 하노이는 분명 후자였다.
호수 한 바퀴를 도는 데 한 시간이 걸렸다. 걸으면서 본 것들: 호수 위로 반사되는 불빛들, 벤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연인들, 배드민턴을 치는 아이들, 아이스크림을 파는 노점상. 이 모든 것이 한 폭의 그림처럼 어우러져 있었다.
골목에서 만난 쌀국수
구시가지의 골목으로 들어갔다. 오토바이들이 빼곡히 주차되어 있고, 작은 플라스틱 의자들이 길가에 놓여 있었다. 그 의자에 앉아 국수를 먹는 사람들. 나도 그 중 하나가 되기로 했다.
포(Phở) 한 그릇을 시켰다. 맑은 국물에 쌀국수, 소고기, 그리고 푸짐한 향채들. 숟가락으로 국물을 떠서 입에 넣는 순간, 온몸으로 하노이의 밤이 스며드는 느낌이었다. 복잡한 향신료의 조화, 고수의 신선함, 라임의 상큼함.
옆자리에 앉은 현지인 아저씨가 말을 걸어왔다. 영어와 베트남어, 손짓을 섞어가며 대화를 나눴다. 그는 내가 프랑스에서 왔다는 말에 웃으며 "Bonjour"라고 인사했다. 베트남과 프랑스의 오랜 역사를 생각하니 묘한 기분이 들었다.
밤의 철도 마을
저녁 식사 후, 유명한 기찻길 마을로 향했다. 좁은 철로 양옆으로 집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는 곳. 기차가 지나가지 않는 시간에는 사람들이 철로 위에서 생활한다.
철로 옆 작은 카페에 앉아 에그커피를 마셨다. 달콤하고 크리미한 커피 위로 달걀 거품이 올려진 하노이의 특산품. 철로 위를 걸어다니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이 독특한 풍경이 언젠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조금 쓸쓸해졌다.
자정이 넘어 숙소로 돌아왔다. 창문을 열자 여전히 따뜻한 밤공기가 들어왔다. 멀리서 오토바이 소리가 들렸다. 하노이의 밤은 끝날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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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골목 쌀국수 이야기에 공감해요. 관광지 식당보다 현지인들 가는 작은 가게가 진짜 맛있죠. 다음 하노이 여행 때 참고할게요!
하노이 에그커피! 저도 너무 좋아해요. 그 달콤하고 고소한 맛이 잊혀지지 않아요. 철도 마을 사진도 너무 예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