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의 아침, 절 마당에서 보낸 한 시간
관광객이 몰리기 전 새벽의 료안지. 돌과 모래만 있는 정원에서 느낀 고요함.
교토에서의 마지막 날, 나는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났다. 료안지(龍安寺)의 석정을 보기 위해서였다. 관광객들로 붐비는 낮 시간에는 결코 느낄 수 없는 것을 경험하고 싶었다.
이른 아침의 교토는 고요했다. 자전거를 타고 킨카쿠지 쪽으로 향하는 길, 안개가 낮게 깔린 거리는 마치 다른 시대로 들어가는 것 같았다. 페달을 밟을 때마다 차가운 공기가 폐로 들어왔다.
료안지에 도착했을 때, 문은 이제 막 열리고 있었다. 나를 포함해 방문객은 서너 명뿐이었다. 신발을 벗고 나무 복도를 걸어 석정 앞에 앉았다.
아무것도 없는 것 같은 곳에서 모든 것을 발견한다. 그것이 선(禪)의 가르침이자, 여행의 본질일지도 모른다.
하얀 모래 위에 열다섯 개의 돌. 그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그 단순함 속에 무언가 깊은 것이 있었다. 나는 그곳에서 한 시간을 앉아 있었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으려 했지만, 오히려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정원이 말하는 것
석정은 어떤 특정한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한다. 보는 사람에 따라 바다의 섬이 될 수도, 구름 위의 산봉우리가 될 수도 있다. 나에게 그것은 삶의 순간들처럼 보였다. 흩어져 있지만, 전체로서 의미를 가지는.
점점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카메라 셔터 소리, 속삭이는 대화 소리.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충분했다. 그 한 시간의 고요함은 며칠을 여행한 것보다 더 깊은 것을 주었다.
절을 나서며 입구의 작은 찻집에서 말차를 한 잔 마셨다. 쓴맛과 단맛이 동시에 느껴지는 그 맛이, 교토에서의 마지막 아침을 완성했다.
교토를 떠나는 신칸센 안에서 생각했다. 다음에 교토에 온다면, 또다시 새벽의 료안지를 찾아야겠다고. 그 고요함을 다시 만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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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교토는 정말 새벽이 예쁜 도시 같아요. 포누아님처럼 일찍 일어나서 조용한 절을 거니는 여행, 다음엔 저도 도전해볼게요.
새벽 료안지라니... 저도 꼭 해보고 싶은 경험이에요. 관광객 없는 석정 앞에서 명상하는 느낌이 어땠을지 상상이 되네요.